영어 공부를 꽤 오래 했는데도 막상 영어로 말하려고 하면 머릿속이 하얘지는 순간이 있다. 단어도 알고, 문법도 어느 정도 아는데 이상하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외국인을 만나거나 화상영어를 하게 되면, 하고 싶은 말은 분명히 있는데 영어가 바로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는 몇 년이나 영어 공부를 했는데 왜 아직도 말을 못하지?”, “이 정도면 영어를 잘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영어를 오래 공부한 사람일수록 더 답답해한다. 공부는 많이 했는데, 막상 영어를 써야 하는 순간에는 자신이 너무 못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어 공부를 오래 했는데도 말이 안 나오는 이유는,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은 영어를 ‘말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어를 오래 공부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영어를 ‘아는 것’과 ‘말하는 것’을 다른 공부로 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학교에서 영어를 오랫동안 배운다. 단어도 외우고, 문법도 배우고, 시험도 본다. 그래서 영어를 꽤 많이 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영어 지문을 읽으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고, 문법 문제도 맞출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동안 영어를 ‘읽고 푸는 공부’로만 해왔다는 것이다. 영어를 직접 입으로 말하는 연습은 생각보다 거의 해보지 않았다. 그래서 머릿속에는 영어가 있는데, 입으로 꺼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너무 피곤해”라는 문장은 정말 쉬운 문장이다. 대부분 tired라는 단어도 알고, today도 알고, 문법도 안다. 그런데 막상 영어로 말하려고 하면 “어… 나는… today… tired…”처럼 바로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영어를 머리로만 알고 있었지, 실제로 말해본 적은 별로 없기 때문이다. 운동도 보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이 다른 것처럼, 영어도 아는 것과 말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영어를 오래 공부했는데도 말이 안 나오는 이유는, 영어를 말하는 연습보다 이해하는 연습만 훨씬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머릿속으로 너무 오래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어를 말하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머릿속으로 먼저 완벽한 문장을 만들려고 한다. 문법이 맞는지, 발음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단어 선택이 맞는지 계속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영어를 말하기 전에 이미 너무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나는 야구를 좋아해”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해보자. 사실은 “I like baseball.”이라고 아주 쉽게 말하면 된다. 그런데 영어를 오래 공부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더 복잡하게 생각한다.
‘like 말고 다른 표현이 더 자연스럽나?’, ‘the를 붙여야 하나?’, ‘발음이 이상하면 어떡하지?’ 같은 생각을 하다가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게 된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말해서 영어를 잘하게 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틀려도 일단 말해보고, 그다음에 조금씩 고쳐가면서 익숙해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영어를 오래 공부한 사람들은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말하기 전에 스스로를 막아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영어가 안 나오는 것이 아니라, 머릿속에서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서 입 밖으로 못 나오는 것이다. 영어는 생각을 다 끝내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말하면서 익숙해지는 것이다.
영어를 ‘공부’만 하고, 내 이야기로 바꿔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영어 공부를 오래 한 사람들은 보통 책이나 문제집 속 문장은 많이 본다. “Tom is a student.”, “She goes to school every day.” 같은 문장은 익숙하다. 하지만 정작 내 이야기를 영어로 말하는 연습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
예를 들어 “나는 요즘 영어 공부가 너무 힘들어”, “나는 야구 보는 걸 좋아해”, “나는 요즘 잠을 잘 못 자” 같은 내 이야기를 영어로 말해본 적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서 막상 영어를 말해야 할 때도 책에서 본 문장만 떠오르고, 내 이야기를 어떻게 영어로 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영어는 남의 문장을 외우는 것보다, 내 이야기를 영어로 바꾸는 연습을 해야 훨씬 빨리 늘게 된다.
예를 들어 오늘 외운 단어가 tired라면 그냥 뜻만 외우고 끝내지 말고, 내 문장으로 바꿔보는 것이다.
I’m tired today.
I’m tired because I slept late.
I’m always tired on Monday.
이렇게 내 이야기로 바꾸면 영어가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고, 실제로 말할 때도 훨씬 쉽게 나온다. 영어를 오래 공부했는데도 말이 안 나오는 사람들은 영어를 너무 남의 이야기처럼 공부한 경우가 많다.
영어 공부를 오래 했는데 아직도 말이 안 나오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영어를 못해서도 아니다. 지금까지 영어를 말하는 방식으로 공부해본 적이 적었기 때문이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더 어려운 단어를 외우거나, 더 복잡한 문법을 공부하기 전에 먼저 쉬운 문장이라도 입으로 말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지 말고, 짧고 서툴더라도 계속 내 이야기를 영어로 바꿔보자.
영어는 오래 공부한다고 갑자기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작은 문장 하나라도 계속 말해본 사람은, 어느 순간 영어가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럽게 나오는 날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