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공부를 할 때는 괜찮은데, 외국인 앞에만 서면 갑자기 영어가 더 안 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혼자 있을 때는 알고 있던 단어도 생각나지 않고, 쉬운 문장조차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나 역시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문제는 영어가 아니라, 외국인 앞에서 너무 긴장하고 있다는 점에 있었다.
외국인 앞에만 서면 영어가 더 안 되는 이유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더 안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압박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때는 틀려도 괜찮다. 누가 듣는 것도 아니고, 잠깐 멈춰도 부담이 없다. 그러나 외국인 앞에서는 다르게 느껴진다. 틀리면 이상하게 볼 것 같고, 발음이 어색하면 부끄러울 것 같고, 말이 느리면 내가 영어를 못하는 사람처럼 보일 것 같아진다.
나 역시 외국인과 대화하려고 하면 머릿속에서 계속 이런 생각을 했다. 이 단어가 맞는지, 문법이 틀리지 않았는지, 더 자연스러운 표현은 없는지 계속 고민했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할수록 영어는 더 늦어졌고, 결국 가장 쉬운 문장도 말하지 못하게 되었다.
특히 외국인 앞에서는 평소보다 더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게 된다. 평소에는 “I am tired.”처럼 짧게 말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외국인 앞에서는 더 길고 자연스럽게 말해야 할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생각 때문에 더 말이 안 나왔다.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어려운 이유는 영어를 몰라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너무 많이 검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앞에서 더 긴장하게 만드는 생각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안 되는 사람들은 비슷한 생각을 한다. 가장 흔한 생각은 “내가 틀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영어를 말하기 전에 머릿속으로 문장을 여러 번 고친다. 처음 떠오른 문장이 있어도, 더 좋은 표현이 있을 것 같아서 계속 바꾸려고 한다. 그러다 보면 말할 타이밍을 놓치고,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된다.
나 역시 외국인 앞에서 영어를 말할 때는 항상 더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었다. 짧은 문장이 먼저 떠올라도 너무 단순해 보여서, 더 긴 문장을 만들려고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할수록 오히려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반대로 나중에는 짧고 쉬운 문장을 먼저 말했을 때 훨씬 덜 긴장하게 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는 외국인은 영어를 완벽하게 하는 사람만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부분의 외국인은 문법이 조금 틀리거나 발음이 어색해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히려 말을 하려고 하는 사람에게 더 집중한다. 그런데 우리는 혼자서 너무 큰 기준을 만들고, 그 기준을 맞추지 못하면 아예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더 안 되는 이유는 영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영어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덜 무서워졌던 순간
내가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조금 덜 무섭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은,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는 것을 포기했을 때였다. 처음에는 영어를 잘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짧고 쉬운 문장만으로도 충분히 대화가 이어졌다.
예전에는 질문을 받으면 머릿속으로 긴 문장을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나중에는 그냥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짧은 문장을 바로 말하기 시작했다. “Yes, I do.”, “I think so.”, “Maybe.”처럼 짧은 표현이라도 먼저 말하면, 그다음 문장은 생각보다 더 쉽게 이어졌다. 처음 한마디를 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 한 번 말하기 시작하면 긴장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또한 외국인도 내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보다 더 이해해준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내가 말을 천천히 해도 기다려주었고, 틀린 표현이 있어도 대부분은 자연스럽게 이해해주었다. 그때부터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냥 내가 아는 만큼 말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외국인 앞에서 영어가 더 안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오히려 영어를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외국인 앞에서 완벽하게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짧고 쉬운 문장이라도 먼저 꺼내보는 것이다. 영어는 틀리지 않는 사람보다, 긴장해도 계속 말해보는 사람이 훨씬 빨리 편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