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Part 4는 대화가 아니라 한 사람이 혼자 길게 말하는 파트다. 그래서 처음 한 문장을 놓치면, 그 뒤 내용도 함께 놓치기 쉽다. 특히 방송, 안내, 공지처럼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나오면, 듣고 있는데도 무슨 내용인지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질 때가 많다. 나 역시 Part 4를 풀 때마다 중간부터 멍해졌고, 마지막 문제는 거의 찍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오답을 모아보니, 영어를 못 들어서가 아니라 듣는 순서가 잘못되어 있었다.

문제를 늦게 읽어서 처음부터 놓친다.
Part 4를 틀리는 가장 큰 이유는, 지문이 시작된 뒤에야 문제를 읽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Part 4는 한 사람이 계속 말하기 때문에, 처음 부분을 놓치면 다시 따라가기 어렵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앞문제를 마킹하거나, 이전 문제를 고민하다가 다음 문제를 늦게 보기 시작한다.
나 역시 예전에는 지문이 시작된 뒤에야 문제를 읽었다. 그러면 “Who is speaking?”이나 “What is the purpose of the announcement?” 같은 첫 번째 문제를 보기도 전에, 중요한 문장이 이미 지나가 있었다. 결국 무슨 상황인지 모른 채 듣게 되고, 뒤의 내용도 계속 어렵게 느껴졌다.
Part 4는 듣기 전에 문제를 먼저 읽는 사람이 훨씬 유리하다. 적어도 첫 번째 문제와 보기 정도는 미리 보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보기 중에 airport, train station, hotel이 보이면, 지문이 시작되자마자 어디에 관한 이야기인지 훨씬 빨리 알 수 있다. 반대로 문제를 늦게 읽으면, 들리는 영어가 있어도 무슨 뜻인지 연결되지 않는다.
혼자 말하는 지문이라 더 어려운 이유
Part 3는 두 사람이 대화하기 때문에, 질문과 대답이 번갈아 나온다. 그래서 내용이 조금 안 들려도 흐름을 따라가기 쉽다. 하지만 Part 4는 한 사람이 혼자 말하기 때문에, 내용이 계속 이어진다. 그래서 한 문장을 놓치면, 그다음 문장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방송, 안내, 공지 같은 지문은 평소에 자주 듣지 않는 말투로 나온다. 예를 들어 “Passengers traveling to Chicago should proceed to Gate 12 immediately.” 같은 문장이 나오면, 단어는 아는데도 순간적으로 머릿속에서 의미가 정리되지 않는다. 그러면 뒤에 나오는 gate, delay, boarding 같은 중요한 단어도 함께 놓치게 된다.
나 역시 예전에는 Part 4가 유난히 어렵게 느껴졌다. 대화처럼 누가 무엇을 말하는지가 보이지 않고, 계속 한 사람이 말하니까 집중이 더 빨리 끊어졌다. 그런데 지문의 종류를 먼저 파악하기 시작한 뒤부터는 훨씬 잘 들리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announcement, voicemail, meeting notice처럼 유형을 먼저 생각하면, 어떤 내용이 나올지 미리 예상할 수 있다. 그러면 영어가 더 잘 들리는 것이 아니라, 어디를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끝까지 안 놓치게 된 듣는 순서
예전의 나는 Part 4를 들으면서 모든 내용을 다 기억하려고 했다. 날짜, 장소, 이름, 숫자가 나오면 전부 머릿속에 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러면 오히려 중요한 내용을 놓쳤다. 하나를 기억하려고 하는 순간, 다음 문장이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듣는 순서를 완전히 바꿨다. 먼저 문제를 읽고, 첫 번째 문제는 처음 부분에서 답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 문제는 중간, 세 번째 문제는 마지막 부분에서 나온다고 생각하고 듣는다. 실제로 Part 4는 대부분 문제 순서대로 답이 나온다.
예를 들어 첫 번째 문제가 “What is the purpose of the message?”라면, 처음 부분만 집중해서 듣는다. 그리고 두 번째 문제가 날짜나 장소를 묻는 문제라면, 중간 부분에서만 집중한다. 마지막 문제는 “What will happen next?”처럼 끝부분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집중해서 듣는다.
이렇게 듣기 시작한 뒤부터는, 모든 문장을 다 기억하지 않아도 정답이 훨씬 잘 들렸다. Part 4는 영어를 완벽하게 듣는 시험이 아니다. 문제 순서대로 어디를 들어야 하는지만 알면, 예전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놓치는 일은 훨씬 줄어든다.